※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후우….” 방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와이즈미가 몇 분째 서성이는 중이었다. 어제, 하나미키와 마츠카와는 제 부탁을 듣자마자 좋다며 그 자리에서 해치워 버렸고, 이제 남은 사람이라곤 네 사람 뿐이었다. 이와이즈미가 숨을 크게 들이 쉬며 문손잡이를 붙잡았다. 여태 잘 해왔지 않은가. 이번에도 그럴 터였다. 그저 상대가 막강할 뿐이지. 이와이즈미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할 수밖에 없지. 문손잡이를 만지작거리던 이와이즈미가 마침내, 문을 열었다. “어머니, 아버지.” “어머, 하지메 일어났니?” 익숙한 거실을 들어서니, 이 집에서 지냈던 몇 년 전의 풍경 그대로가 눈에 담겼다. 제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걱정을..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아앗!” “뭐야, 왜?” 미야기로 내려가는 신칸센의 안에서 무엇 때문인지 뒤늦게서야 떠올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는 오이카와에 이와이즈미가 놀랐는지 오이카와를 돌아봤다. 뭔데, 뭐 두고 온 거 있냐? 아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미야기에 내려가면, 이와쨩이랑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하겠구나 싶어서.” 저를 놀란 얼굴로 바라보는 이와이즈미에게 사르르 웃어 보인 오이카와가 별 것 아니라는 듯 꺼낸 말이었다. 이와이즈미 또한 그걸 생각하지 못했는지 잠시 멈칫 하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럼, 그 방도 오랜만에 들어가 보겠군. 이와이즈미가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을 익숙했던 방을 떠올렸다. 온갖 추억들이 가득 담긴 곳이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그 추억들에는 ..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픽션은 픽션일뿐! “이와쨩.” “엉, 왜?” “요즘 자꾸 어디가?” 나갈 준비를 하는 저를 가만히 보고 있는가 싶더니. 오이카와가 툭, 하고 꺼내 보인 말에 이와이즈미는, 찔끔 하는 속내를 감추기 위해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으려고 무단히 노력해야만 했다. “왜? 연습하러 가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니이,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뭔가 좀….” 말꼬리를 흘리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와이즈미가 모를 리가 없었다. 눈꼬리가 묘하게 쳐져 있는 것 또한 괜한 것이 아닐 테지. 이와이즈미가 그 동그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오이카와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었다. 왜 좀 더 같이 있어주지 않냐는 거겠지. 이와이즈미 저도 여름 전지훈련을 다녀온 지 얼마 지..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어라?” “엇?”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서로를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 …와타리, 오랜만이네. …그러게, 야하바도. …여긴 어쩐 일로? 이와이즈미상이 잠시 보자고 하셔서…. 뭐? 나도 그런데…? 이쯤 되니 두 사람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다물렸다. 아무래도 두 사람의 볼 일은 한 사람에게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마주쳤다. …같이 갈까? 그러면 좋지…. Will You Marry Me?W. 블리 “안녕하세요, 이와이즈미상.” “오랜만이에요.”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 있던 이와이즈미가 익숙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벌써 몇 년이 지났어도 제가 알던 그대로였다. 이와이즈미도 두 사람에게 반가운 기색을 보..
이와이즈미가 쿠니미와 킨다이치를 다시 만난 건, 두 사람을 만나고 나서 딱 일주일 후의 일이었다. 그 일주일 동안 이와이즈미는 상점가에 들려 비디오카메라를 샀고, 하루도 부족해 며칠씩이나 결혼반지를 고르는 데에 썼으며, 하기와라에게 비디오카메라 쓰는 법을 배웠고, 하나데에게 카페마저 빌렸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전부 오이카와에게 올인. 지난 일주일 동안 이와이즈미는 꽤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뭐, 그게 싫다 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이와이즈미가 저번 보단 편한 얼굴로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이런 거 갑자기 부탁해서 미안하다.”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와이즈미상 부탁이시니까….” “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킨다이치가 더듬더듬 해오는 말에 가볍게 웃은 이와이즈미가 방금보다 편해진 ..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엇, 뭐야 이와이즈미?” “뭐가?” “뭐긴, 비디오카메라 말이야.” “아, 이거.” 아직까지 쉬는 시기임에도 몸이 굳지 않게 하기 위해 체육관에 들르는 선수들이 많은 건 어쩌면 흔한 광경이었다. 거기에는 이와이즈미도 포함 되어 있었고, 자신과 같은 구단의 하기와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굳이 하기와라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 이와이즈미가 상점가에 나가서 사온 비디오카메라를 제대로 만질 줄 모른다는 거였고, 반대로 하기와라는 능숙히 만질 줄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와이즈미가 굳이 비디오카메라를 체육관에 갖고 온 건 다 이유가 있다는 거였다. 관심을 갖고 물어오는 하기와라를 보며 이와이즈미가 눈을 반짝였다. 기껏 ―오이카와가― 좋은 일에 쓰려고 사왔는데 ..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이와이즈미는 현재, 오이카와도 모르게 상점가에 들른 상태였다. 주말에 어딜 그렇게 가냐면서 칭얼거리는 걸 일찍 돌아온 다는 한 마디로 얼마를 달래고 나왔는지. 그 생각에 이와이즈미가 잠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여튼, 어리광이란 어리광은 부릴 수 있을 만큼 전부 부리는 녀석. 그걸 전부 받아내는 게 싫다고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사실은 그렇게까지 하는 건 저밖에 없다는 것을, 이와이즈미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이와이즈미만의 특권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이와이즈미가 입가에 웃음을 걸쳤다. 이와이즈미가 가지고 있는 오이카와에 대한 특권이란, 굉장히 비밀스러운 것이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고, 알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무도 모르고, 오..
※ 배구선수 이와이즈미 X 모델 오이카와※ 픽션이므로 글에 나오는 설정들은 가볍게 넘어가 주세요!※ 히나 님이랑 같이 푼 썰로 써봤습니다. 으움…. 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에 곤잠에 빠져 있던 오이카와가 뒤척거렸다. 우으, 눈부셔…. 닫혀서 들릴 줄 모르던 눈꺼풀이 드디어 움직였다. 깜박깜박. 졸음을 떨쳐내려는 얼굴이 부산스러웠다. 하품 한 번을 마지막으로, 꼼지락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오이카와가 아직까지 세상모르게 잠든 이와이즈미를 바라봤다. “아앗, 못생긴 얼굴.” 키득키득. 이와이즈미가 들었다면 당장에라도 눈썹을 찌푸릴 소릴 중얼 거린 오이카와가 제 허리에 둘러진 단단한 팔을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흥얼흥얼. 뭘 생각하고 있는지. 부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워 보였다. [이와오이] 오늘 ..
※ 보기 편하시게 00편~03편까지 통합해 봤습니다. [이와오이] 치(治)하려다W. 블리 : 서장의 서장 나라가 전쟁으로 뒤숭숭하니 백성들의 민심도 불안에 가득 찼다. 백성들은 저들의 주군이 아닌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고, 이내 백성들은 저들의 불안과 바람을 한 곳에 모아 그것을 신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태를 다양이 하곤 했는데, 어떨 땐 자연을 모시기도, 신성하다는 물건을 모시기도, 동물을 모시기도 했다. 그리고, 마음을 얻은 것은 힘을 얻기 마련이다. 백성들의 숭배와 간절한 기도를 통해 힘을 얻은 신이라 불리는 존재들은, 저들을 극진히 모시는 백성들을 가엾고 불쌍히 여겨 그들의 바람과 염원을 들어주기도, 어리석음에 벌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신이라는 존재들은 점..
※ 선수 트레이너 이와이즈미 X 배구 선수 오이카와※ 글에 나오는 설정은 맞는 게 없으므로 가볍게 봐주세요!※ 월간 이와오이 5월호 참여작 "이와쨩!" 언제 씻고 나온 건지, 머리는 물기로 축축하니 젖은 오이카와가 아직까지 차트 정리를 끝내지 못한 이와이즈미에게 달려들었다. 그 익숙한 무게감에 휘청이길 잠깐. ―몇 십 년을 함께 해 왔어도 자신 보다 몇 센티나 더 큰 거구의 남성을 무리 없이 받아 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금세 중심을 잡은 이와이즈미가 제 손 끝에 닿는 감촉에 인상을 굳혔다. 이 녀석이 진짜. 아무리 여름이래도 감기 걸리니까 제대로 말리고 오라고 해도 꼭 말을 안 듣지. 차트에 박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던 이와이즈미의 시선이 단박에 떨어져 나갔다. 몇 십 년을 함께 해 오고, 몇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