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울프로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Adorably 2016. 8. 26. 23:31
벡터(@vector_819) 님께서 포카포카한 울프로빈이 보고싶으시다고 하셨으니까...ㅎ 퇴고 없어요! 오타나 비문 등이 보여도 이해해주기!


(랄까 내 티스토리 첫글이 울프로빈이라는 게 굉장히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ㅎ)




***




짹짹짹, 새들이 조잘조잘 기분 좋게 울어대는 게 이 나른하고 여유롭기까지 한 한가로운 오후를 마음껏 즐기라는 뜻인 거 같다고. 방금 제 샵을 빠져나가는 손님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 로빈이 그리 생각했다.



오늘은 날씨도, 기분도. 아니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저를 들뜨게 하는 것 같아 로빈이 나른하게 웃어 보였다. 뭔가,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



뭘 해도 잘 될 것 같다는 그런 묘한 확신까지 서는 것 같아 로빈이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이 의미 모를 들뜸은 도대체 어디까지 상승세를 탈 것인가. 애매한 얼굴로 고개를 기울이던 로빈이 이내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리. 지금 자신은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데.



그 생각에 가볍게 웃은 로빈이 즐거운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고 보면 얼마전에 공방 새주인의 도움을 받아 '로빈샵'이라는 제 가게를 열 수 있었다. 그것에 대한 답례라고 하긴 뭐하지만 어쨌든 공방에는 한 번 들를 예정이었으니 기분이 좋을 때 찾아가는 걸로 할까.




결심이 서니 더 이상 지채할 이유가 없었다. 잠깐이지만 저가 가게를 비운 사이 주인 없는 가게에 손님들이 들를까 문패도 바꿔 걸고 판매를 위해 전시해 놓은 물건들도 정리하기 시작했다. 공방에 들렸다가 돌아오지 말고 집으로 갈까. 가게를 정리하던 로빈이 잠깐 고민에 빠졌다.




 오늘은 뭔가 이유도 없이 기분이 좋은게 가게로 돌아오는 것보다 집에가서 이 기분을 좀 더 오래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생각에 대충 정리된 가게 안을 쓱, 둘러본 로빈이 만족스럽게 웃어 보였다. 이대로 공방에만 잠깐 들르기만 하면 된다. 그 생각에 다시 한 번 들뜨는 것 같던,


그 찰나에.


딸랑-



"엇?"



분주하지만 조용했던 가게 안이 문이 열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문패를 바꿨음에도 들린 방울소리에 당황한 로빈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보며 또 한 번 당황하고 말았다. ...울프강 씨? 울프강 씨가 여긴 왜?



제 의문 어린 시선을 알아챈 건지 가게 안을 한 번 쓱, 훑어보는 것 같던 울프강이 로빈의 동그란 눈과 마주했다.




"벌써 가게를 닫으시는 건가요."
"앗, 네. 공방에 좀 다녀오려구요."
"공방이요?"
"네, 공방의 새 주인에게는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흐음."




로빈과 마주친 눈이 의아한 기색을 담는 것 같더니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가게를 닫는 게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같다가도 로빈에게 그리 물었다. 그에 눈을 깜빡이던 로빈이 작게 웃으며 그리 말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새 주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허나 울프강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로 저를 바라볼 뿐이라. 얼굴을 마주하던 로빈이 의아한 얼굴로 울프강을 바라봤다. ...울프강 씨?




"제가 이리 왔는데도 공방에 가야겠습니까?"
"에?"
"저를 두고 가야겠냐는 말입니다."
"아니, 그게, 그런 뜻이 아니,"




울프강의 꽤나 단호한 물음에 당황스러운 얼굴로 눈을 깜빡이던 로빈이 다급히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딱히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저 제 가게를 열 수 있게 도와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러 가는 것일 뿐이었는데.



손까지 내저으며 당황스러운 얼굴로 아니라고 말하던 로빈은, 제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아오는 손길에 몸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어라, 이게 지금...




"아직도 모르겠어요?"
"공방에 들르는 게 아니라,"
"저랑 같이 있어 달라는 겁니다."
"저와 함께 해주세요."




제 손목을 잡아오는 손길에 몸이 굳어 멍하니 눈만 깜박이던 로빈이 어느새 제 앞까지 다가온 울프강의 모습에 움찔거렸다. 언제, 아니, 조금, 가까운데...




제 바로 앞에서 보이는 울프강의 모습에 어색하게 뒤로 물러서려는 로빈의 귓가에 울프강의 낮으면서도 나른한 목소리가 내려 앉았다. ...간지러워. 뜨겁고. 근질거리는 게. 아니 분명 이건 이상했다.



제 귓가에 대고 조금은 간절한 듯이 그리 말하는 울프강의 목소리에 귓가가 화끈 거리는 것 같았다. 그 열기는 귓가에서부터 얼굴까지 퍼지는 것도 같았고. 그러니까 결국 자신은.



절 두고 가실 겁니까.
...아니요.